서울시가 그동안 법적인 문제로 정책 입안에만 활용하던 3차원 지리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부동산 정책과 지역에 따른 법적 규제, 도로, 관광 정보 등이 총망라돼 있어 부동산과 네비게이션 업계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3차원 지리정보 서비스 시동=서울시는 오는 14일 `4차원 서울 프로젝트' 정보전략수립(ISP)에 대한 공개입찰을 실시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주요 건축물과 도로 등이 표시된 3차원 지도 위에 완공 후의 모습을 시뮬레이션 해 일조, 고도 등 건축심의에 참고해 왔지만 지리정보에 대한 법적 규제와 시스템 미비로 일반에까지 공개할 수 없었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박양규 주임은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가 독점적으로 이용해 온 지리정보를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민관산학이 함께 사용하는 시험 모델을 만든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기존 3차원 지리 정보를 비롯해 개발계획에 따른 미래의 모습까지 담기 때문에 4차원이라고 이름 붙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ISP는 구글과 같은 인터넷 업체의 서비스를 비롯해 세계 주요 도시들의 실제 지리정보 서비스를 참고해, 서울시의 이미지를 잘 전달하면서도 얼마나 사용하기 편리한 서비스를 기획하느냐에 심사 포인트가 맞춰질 전망이다. 서울시 전체의 건물 외곽선과 건축물 대장 층수를 비롯해 1,200여 건축물과 교량, 고궁 실사 모델 등의 지리정보가 이미 구축돼 있고 기술적으로도 국내외 업체간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구글 플랫폼을 이용해 지리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집 문패까지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다"며 "사용 편의성과 기능, 상징성은 물론 외부 플랫폼을 사용하는 경우와 국내 자체 기술로 구축하는 경우 등을 다양하게 비교해 최적의 실행계획을 마련하는 것이 이번 ISP의 목표"라고 말했다.
◇부동산ㆍ네비게이션 업계 `수혜주'=2010년 초로 예정된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부동산 업계와 네비게이션 업계가 직접적인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먼저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역 개발 계획이나 토지별 용도, 현재 법적인 규제 사항 등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부동산 사무실마다 한쪽 벽에 붙어있는 큰 지도 대신 모니터 화면을 통해 더 상세한 내용까지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민들도 인터넷에 자기집 주소를 입력하면 토지 용도와 규제사항, 향후 개발계획 등을 3차원 화면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건축물 확인 대장을 일일이 확인할 필요도 없어진다.
네비게이션 업계도 대표적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최근의 네비게이션은 대부분 3차원 화면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는 각 업체들이 정부가 공개한 평면 지도에 3차원 그래픽을 일일이 입힌 후 서비스하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기업이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법적인 허용 범위 내에서 정부의 3차원 도로, 지형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박양규 주임은 "ISP에 따라 중간 결과물이 나올 때마다 서울시 내부 정책을 조율하면서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며 "네이버는 물론 위키피디아 등 국내외 검색 사이트와 연계해 해외에서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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