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년간 복잡다단하게 논의되어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들이 마침내 결실을 보기 위한 마지막 수순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 피츠버그 회의를 계기로 국제 경제협력에 관한 정례 프리미어 포럼으로 자리매김한 G20 정상회의가 오는 서울 회의에서 위기극복 이후 지구촌의 새로운 경제질서에 대한 밑그림을 구체적으로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토론토 회의에서 G20 정상들은 핵심 의제들의 데드라인을 서울 회의로 맞춰 놨기 때문에 이제 100일 앞으로 다가온 11월 정상회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등 이른바 '코리아 이니셔티브' 역시 서울에서 구체적인 정책대안의 모습을 갖출 예정이다.

아울러 G20의 최대 화두인 '강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잡힌 성장을 위한 협력체계(프레임워크)'는 지금까지 선진국과 신흥국으로만 뭉뚱그려 나눈채 논의가 이뤄졌지만 서울 회의에서는 개별국가 차원의 실질적인 대안들이 제시될 계획이다.

이처럼 서울 정상회의 테이블에 오른 의제들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코리아 이니셔티브 서울서 꽃 피운다

코리아 이니셔티브인 글로벌 금융안전망(GFSN) 의제는 토론토 회의에서 도입의 필요성에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서울 회의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GFSN의 핵심 대안은 이른바 '위기전염 방지장치'(가칭 GSM.Global Stability Mechanism)가 뼈대를 이룬다.

위기전염 방지장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유동성 지원체제로 현행처럼 특정 국가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나타났듯이 위기가 동시에 여러 국가의 시스템 리스크를 일으키는 것에 대비하고자 글로벌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아울러 IMF의 유동성 지원은 구제금융국으로 낙인 찍는 효과가 있으며 새로 도입한 '신축적 신용공여'(FCL. Flexible Credit Line) 역시 우량 국가로 제한돼 멕시코와 콜롬비아, 폴란드 등 3개국만 계약을 체결하는 등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위기전염 방지장치와 기존 지원체제 간 다른 점의 하나는 요청 주체다. 기존 체제에서는 구제금융이 필요한 국가가 IMF에 요청하는 것이지만 위기전염 방지장치는 IMF가 유동성 위험이 있어 보이는 국가들에게 신용 공여(credit line) 설정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즉 IMF의 역할이 '소방수'에서 '예방주사'로 바뀌는 것으로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밖에 G20과 IMF는 또 FCL의 대출기간이 6개월로 짧다는 문제점 등을 개선하는 것과 동시에 FCL이 우량 국가로 한정됨에 따라 신용등급이 이보다 낮은 국가들을 대상으로 PCL(Precautionary Credit Line)을 도입할 방침이다. 따라서 서울 회의에서는 GFSN의 정책대안으로 위기전염 방지장치와 FCL 개선, PCL 도입 등의 구체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런 GFSN 방안들은 IMF의 역할에 대한 중대한 변화로 미국과 독일, 캐나다 등 선진국들이 신흥국의 도덕적 해이 우려 등을 제기하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IMF가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려면 지분 85%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G20 회원국의 IMF 지분은 70%대라는 점에서 서울 회의에서 합의를 이루더라도 IMF가 실제 도입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을 대상으로 신흥국이 자본 유동성 부족으로 금융위기에 놓이면 여파가 선진국까지 미치기 때문에  GFSN이 이득이라고 설득해 GFSN을 정상회의 테이블로 올리는 것에 합의를 이끌어 낸 만큼 서울 회의에서 결실이 예상된다.

◇'균형성장 프레임워크' 등 굵직한 의제도 '화룡점정'

1 G20의 최우선 과제인 지속가능한 균형성장 프레임워크도

 

 이번 서울 회의에서 더욱 구체화된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1  첫 단계 상호평가를 가진 6월 토론토 회의를 토대로 재정과 금융.통화, 산업구조 등 주요 정책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 G20 공동의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한데 따라서다.

 

토론토 회의에서는 선진국들은 재정적자를 2013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신흥국은 사회안전망 강화와 환율유연성을 제고한다는 선.후진국 2개 그룹의 커다란 지향원칙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서울 회의에서는 그 이후의 각국 정책방향과 상호협의를 반영해 이보다 나아간 구체적인 정책권고를 마련할 예정이다.

2 금융부문과 국제금융기구의 개혁 의제들도 서울 회의에서 합의될 예정이다. 우선 G20 정상들은 토론토 정상선언문에서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마련 중인 은행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자본과 유동성에 대한 새로운 국제기준을 서울 회의에서 합의키로 했다.

3 금융안정위원회(FSB)는 서울 정상회의에서 체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이 발생시키는 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4 이와 함께 IMF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의 개혁방안도 서울에서 합의된다.

I가) MF는 쿼터 비중(지분)을 개혁할 방침으로 선진국이 보유한 지분 가운데 5% 이상을 신흥.개도국으로 넘기는 방안이 협의 중이다.

나) 또 신흥개도국의 이사직 비중을 늘려 IMF 이사회를 개혁하며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능력에 따라 총재 등 고위직을 선출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 등도 나올 예정이다.

 

코리아 이니셔티브의 다른 한 축인 개발 의제는 한국과 남아공이 공동 의장을 맡은 실무그룹을 최근 발족해 11월에 채택될 다년간 액션플랜을 다듬고 있다.

개발 의제는 세계은행 등 다자개발은행(MDBs)이 식량안보와 인적 자원 개발, 민간 주도 성장 및 인프라 지원, 녹색경제로의 전환 등의 분야에 중점적으로 기여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사공일 G20 준비위원장은 "개발도상국이 원조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개발 역량을 배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PPP'(Private Public Partnership. 민관 파트너십) 등을 통해 시장원리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고 공무원 훈련, 연수 등을 통해 지속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개도국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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