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시장 새로운 변수 '4순위족'
청약시장 새로운 변수 '4순위족'
순위내 청약에서 미분양된 물량을 노리는 이른바 '4순위족'이 청약시장의 판도를 바꿔 놓고 있다.
고양시 식사지구에 이어 덕이지구에서도 대규모 청약미달 사태가 발생하는 등 분양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가운데 정식 청약인 1~3순위에서 미분양된 물량에 무순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이에 따라 업체들도 4순위족을 겨냥한 타깃 설정을 하는 등 마케팅 전략 수정에 부심하고 있다.
◆ 순위내 청약 '썰렁' 순위외 청약 '북새통'
지난달 26~28일, GS건설과 벽산건설이 고양시 식사지구에 분양한 '위시티' 순위내 청약에서 총 모집 가구(7211가구)의 80%(5684가구) 가량이 미달되는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지난 주말 4순위 청약에 신청자가 대거 몰리며 현장 모델하우스는 북새통을 이뤘다.
GS건설 '일산 자이'의 경우 3순위에서 미달된 3400여 가구의 선착순 계약을 받은 결과 주말까지 2000여 건의 접수를 받아 초기 계약률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벽산건설 역시 1~3순위에서 미달된 '위시티 블루밍' 2000여 가구에 대해 온라인과 현장에서 무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총 4000건 이상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했다.
순위내 청약이 20%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청약자들이 무순위 청약에 배 이상 몰린 것이다.
'위시티 벽산 블루밍'의 함종오 분양소장은 "청약률이 낮아 걱정했는데 물량을 달라는 4순위 수요자가 많다"며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초기 계약률을 60% 이상까지 끌어 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4순위족 "청약통장 아끼자"
이같은 현상은 최근 분양시장 침체에 청약가점제로 청약통장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무순위 청약이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청약통장이 필요없는 4순위 청약은 '재당첨 금지' 규제를 피하면서 기존 통장의 가입기간을 보전할 수 있고 당첨 후 계약을 하지 않아도 재당첨 금지 조항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와이플래닝 황용천 사장은 "대규모 청약 미달사태는 워낙 한꺼번에 쏟아진 분양 물량 탓도 있지만 최근 분양시장의 침체와 청약가점제 적용으로 청약통장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무순위 청약이 일반화됐다"고 말했다.
실제 '위시티' 순위 외 청약을 한 황모씨는 "미분양물량이 많은데 통장을 쓸 필요가 없었다"며 "선착순으로도 좋은 동호수를 골라잡을 수 있어 무순위에 청약하게 됐다"고 말했다.
순위내 청약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던 식사지구의 '위시티' 동시분양 업체들이 4순위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것도 이 때문이다.
◆ 업체들, 4순위 겨냥해 마케팅 강화
최근 동시분양에서 모집 가구 수를 채우지 못한 업체들은 순위내 청약접수에서의 부진을 털고 무순위 분양에서 기사회생을 꾀하기 위해 '4순위족'에 대한 마케팅 강화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고양시 덕이지구에 분양중인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청약 미달 사태는 청약가점제가 시행되면서 수요자들이 점수 관리 차원에서 통장 사용을 꺼리는 바람에 미달된 측면도 있다"며 "사전 예약자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에서 승부를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분양대행업체 사장은 "청약은 당연히 3순위 마감이 목표지만 정식 계약률이 부진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사전 예약자를 받아 뒀다"며 "이들을 대상으로 한 1대 1 마케팅을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내 미분양을 털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다소 높지만 대규모 신도시안에 들어선다는 장점을 감안할 때 미분양 물량이 빠른 시일내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청약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이 택지지구에 입성할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것이 4순위 청약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도시개발사업지구라는 장점을 갖고 있는 고양시 식사ㆍ덕이지구 등에서 청약 미달이 된 만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newsva.co.kr
 출처 :부동산 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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